[세인트피터스버그(미국 플로리다주)=이상희 기자]
징크스(Jinx)의 사전적 의미는 '재수 없는 일 또는 불길한 징조의 사람이나 물건'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비단 재수 없는 일뿐 아니라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는 좋은 결과도 징크스라 부른다.
올 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최지만(31·탬파베이)의 징크스도 특이하다. 최지만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경기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의 징크스를 털어놨다. 다름 아닌 경기 시작 전 채드 모톨라(51) 탬파베이 타격코치에게 뺨을 맞는 것이었다.
최지만은 "정확히 언제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운을 뗀 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등 경기를 잘하자는 의미의 행동을 한다. 그런데 하루는 타격코치가 귀엽다며 내 뺨을 살짝 쳐줬는데 경기에서 안타를 두 개 쳤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선발 출전하는 경기마다 타격코치를 찾아가 뺨을 쳐 달라고 한다"며 웃었다.
이날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모톨라 타격코치가 최지만의 뺨을 쳐주는 장면이 미국 현지 중계 화면에 소개됐다. 영상에서 최지만은 뺨을 맞은 뒤 아프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리고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 아픔도 감수하는 '웃픈' 징크스인 셈이다.
LA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클레이튼 커쇼(34)도 징크스를 갖고 있다. 그는 과거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경기 전 칠면조 샌드위치를 먹는 등 선발등판해 승리했던 날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 징크스가 있다"며 "하지만 미신을 믿지 않는다. 그저 단순한 습관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저스에서 류현진(34·토론토)과 한솥밥을 먹었고, 지난해에는 김하성(27)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코치였던 스킵 슈마커(42) 현 세인트루이스 벤치코치 또한 특별한 징크스가 있다. 그는 스타뉴스에 "매 경기 시작 정확히 15분 전에 특정상표의 에너지 드링크를 반드시 챙겨 마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징크스는 비단 선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지만은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눈치챘을 수도 있을 텐데, 우리 팀이 홈경기에서 상·하의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것은 4월 이후 이번 뉴욕 양키스와 3연전(21~23일)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막전 첫 주에 상·하의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뛴 결과 성적이 좋지 않아 그동안 홈 경기 때 하의는 하얀색이었지만 상의는 늘 감색이나 하늘색만 고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2일 상·하의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승리(5-4)를 거둔 탬파베이는 이날 경기에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나왔지만 4-5로 패하고 말았다.
24일 휴식을 취한 탬파베이가 25일부터 시작하는 피츠버그와 홈경기 3연전에선 어떤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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