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시절의 리치 힐 | 사진=피츠버그 구단 홍보팀 제공)
나이만 보면 코치는 물론 감독을 맡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계속 현역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불혹을 훌쩍 넘긴 베테랑 투수 리치 힐(44) 이야기이다.
미국온라인 매체 '인사이더 다저스'는 최근 "과거 다저스에서 뛰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왼손투수 리치 힐이 2024년에도 계속 던질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이어 온라인쇼에 출연한 힐의 말을 인용해 "그는 몸 상태도 좋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국 보스턴 지역 출신인 힐은 200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는 프로진출 단 3년 만인 2005년에 했다.
이후 리그를 흔들만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성실한 자기관리로 지난해까지 무려 19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90승 73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힐과 함께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최지만(33)은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힐은 정말이지 성실하고 평소에 열심히 하는 투수"라며 "필드에서 그가 보여주는 성실함과 늘 노력하는 모습은 나를 비롯해서 후배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본받을 게 너무 많은 선배"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피츠버그 시절의 리치 힐 | 사진=피츠버그 구단 홍보팀 제공)
힐은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 홈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기자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한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한국전(Korean war)에 파병된 참전용사였다"라며 관련 사실을 확인해 줬다.
그는 이어 "1950년 파병 당시 아버지의 계급은 중위였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가 한국전에서 어느 부대에 머물렀으며, 어떤 전투에 참가했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은 전해 듣지 못했다. 아버지가 생전에 과묵하셨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해 나에게 직접 언급을 하거나 자랑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힐에게 부친의 희생정신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자 그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보냈던 시간들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알아보고 싶은 내용들"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젊음과 목숨을 담보로 한국전에 참가하셨던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아보고 싶다. 그런 아버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힐은 최근 출연한 온라인매체 토크쇼에서 "아들이 올해 리틀리그 마지막 시즌을 보내게 된다"며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시간을 곁에서 보고싶다. 이제는 가족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족을 우선 배려한 뒤 2024시즌 중, 후반인 7월 또는 8월즘에 마운드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힐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다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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