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투수 필 빅포드 | 사진=뉴욕 메츠 구단 홍보팀 제공)
소속팀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연봉조정위원회까지 가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출'이란 날벼락을 맞았다. 최근 뉴욕 메츠에서 방출된 불펜투수 필 빅포드(29) 이야기이다.
미국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7일(한국시간) "구단이 제시한 연봉을 수락할 수 없어 연봉조정위원회까지 가는 진통 끝에 승리를 거둬 올 시즌 90만 달러(약 12억원)의 연봉을 받기로 되어있던 뉴욕 메츠 불펜투수 빅포드가 방출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빅포드는 구단이 제시한 81만 5000달러의 연봉을 수락할 수 없어 연봉조정위원회까지 갔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시즌 개막을 겨우 이틀 남긴 상황에서 방출돼 그가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21만 7742달러(약 2억 9400만원)로 줄어들었다"고 꼬집었다.
빅포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8번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았다. 빅리그 데뷔는 프로진출 후 5년 만인 2020년 9월에 밀워키 소속으로 했다.
그는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을 정도로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였지만 프로에 진출한 후로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보직도 당초 선발에서 불펜으로 변경됐다. 특히 그는 스프링캠프 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 캠프에서 5경기에 등판한 그는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이보다 못한 8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남겼다.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승리한 선수가 시즌 개막 전 방출된 건 처음이 아니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의 동료였던 3루수 J. D. 데이비스(31. 오클랜드)도 이달 중순에 같은 아픔을 겪었다.
당초 샌프란시스코 주전 3루수로 낙점된 데이비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과 연봉에 합의하지 못해 결국 조정위원회까지 갔다. 그리고 승리했다. 그가 원한 금액은 690만 달러(약 93억원). 구단이 제시한 연봉은 이보다 35만 달러(약 4억 7162만원) 적은 655만 달러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선수에게 패한 건 무려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기분 좋게 시즌을 준비하던 데이비스는 샌프란시스코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3루수 맷 채프먼을 3년 5400만 달러(약 727억 6500만원)에 계약하며 영입하는 바람에 불똥이 튀었다. 3루수가 두 명이나 필요 없던 구단은 결국 데이비스를 방출했다. 시즌 개막 전 방출된 데이비스는 당초 받기로 되어있던 올 시즌 연봉 690만 달러 중 단 115만 달러(약 15억 4962만원)만 받고 떠나야 했다.
합리적이지 않지만 규정이 그렇다. CBA(메이저리그 노사협약)에 따르면 '연봉조정위원회에 가서 정해진 연봉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데이비스가 규정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15만 달러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방출 후 얼마 안 있어 오클랜드와 1년 250만 달러(약 33억 6875만원)의 계약을 맺고 이적할 수 있었다. 연봉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실업자 신세는 면하게 됐다. 특히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기 때문에 올해 성적이 중요하다.
데이비스에 이어 빅포드까지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개막전에 방출 당하는 일이 생기자 선수들은 물론 리그 관계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선수협회 관계자들에게 이미 이의를 제기했고, 다음 CBA 협상 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방출된 뒤 곧 재취업에 성공한 데이비스와 달리 빅포드는 정규시즌이 개막했지만 아직도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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