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존슨(오른쪽)과 그의 아들 가족 | 사진=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
잠수함 투수 김병현(45)과 함께 2001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빅유닛' 랜디 존슨(61)이 어느새 할아버지가 됐다.
그의 전 소속팀 애리조나는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존슨이 아들 내외 그리고 손녀와 함께 야구장을 방문한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존슨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국 소속 경찰인 아들 내외 그리고 돌이 된 손녀와 함께 찾은 야구장 방문을 추억하기 위해 '나의 첫 번째 야구 경기'라는 글자가 적힌 커다란 도화지를 들고 있다. 그리고 바로 밑에는 손녀의 이름(Lilian)과 존슨의 현역시절 별명(빅유닛)을 합성한 '릴유닛'이란 글자도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출신인 존슨은 대학 시절인 198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워싱턴의 전신인 몬트리올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단 3년 만인 198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1989년 시애틀로 이적한 그는 1990년 14승 11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후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키 2m 8㎝의 리그 최고 좌완 파이어볼러로 군림했다. '빅유닛'이란 별명도 그 때 생겼다.
존슨은 올스타에 10회 선정된 것은 물론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무려 5번이나 수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4회 차지하고 탈삼진 왕은 9번이나 그의 몫이었다.
2001년에는 김병현과 함께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를 격파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거머쥐었다. 1990년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존슨은 2004년 5월 애틀랜타를 상대로 퍼펙트게임도 달성했다. 41세에 만들어낸 메이저리그 역대 17번째 퍼펙트게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2년을 뛴 존슨은 통산 303승 166패 4875탈삼진, 평균자책점 3.29의 기록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자격이 생긴 첫 해(2015년) 투표에서 단번에 97.3%의 찬성표를 얻어 입성에 성공했다.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21세기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결과였다.
대학(USC)에서 사진 저널리즘(Photojournalism)을 전공한 존슨은 은퇴 후 NFL(미국프로풋볼) 공식 포토그래퍼 등으로 활동하며 야구와 관계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한 대다수 선수들이 지도자 등 야구계에 종사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존슨은 과거 은퇴식에서 가진 미국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야구가 내 직업이 됐다. 하지만 사진을 향한 내 사랑과 열정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았다"며 "이제 은퇴를 하게 돼 사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존슨은 이후 사진기를 들고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장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며 풍경과 인물 등 다양한 소재들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콘서트장도 꾸준하게 방문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수확한 다수의 작품들은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됐다. 비 정기적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개인전을 열어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그가 제2의 삶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포토그래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존슨의 열정을 높게 평가하며 그쪽 분야에서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존슨은 종종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곤 한다. 지난 달에 열린 올 정규시즌 개막전에도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 필드를 찾아 시포를 했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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