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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 돌풍' 이끄는 이바네즈 "박찬호, 보고 싶다"

MLB 인터뷰

by Koa Sports 2022. 7. 2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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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아스포츠는 [MLB 추억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거나 아니면 은퇴한 선수들과 했던 과거의 인터뷰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옛 추억 등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과거에 진행했던 인터뷰이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라울 이바네즈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올시즌 돌풍이 무섭다.

캔자스시티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시즌 81승 67패 승률 0.547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및 와일드카드 2위를 기록하며 2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7월 중순까지 선두 디트로이트에 8경기나 뒤졌으나 현재 1.5경기차에 불과하다. 중부지구 선두 등극도 가능한 상황.

만년 약체로 평가 받던 캔자스시티가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킨 데에는 투타의 조합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베테랑’ 라울 이바네즈(42)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이바네즈의 영향이 크다는 게 미국 현지 언론의 중론. 그리고 이는 캔자스시티 팀동료들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캔자스시티 외야수 제로드 다이슨(30)은 최근 미국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바네즈의 영향으로 우리는 서로 믿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또 “우리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다. 그보다 더 큰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야수 알렉스 고든(30)의 생각도 비슷했다. 고든은 “우리 팀이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바네즈의 영향이 크다”며 “선수단 미팅에서 이바네즈가 강조한 ‘자신감’이 선수들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그 동안의 패배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바네즈는 지난 7월 23일 가진 선수단 전체 미팅에서 자신의 빅리그 경험을 토대로 캔자스시티 동료들에게 ‘본인의 재능을 믿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해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바네즈의 ‘형님 리더십’은 결국 만년 약체 캔자스시티가 올 시즌 성적돌풍을 일으키는데 큰 힘이 됐다.

쿠바계 미국인인 이바네즈는 올 해로 메이저리그 경력 19년째의 베테랑이다. 199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37라운드에서 시애틀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한 그는 4년 뒤인 1996년 9월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이 후 마이너리그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던 무명이었다.

이바네즈는 결국 캔자스시티로 이적한 2002년이 돼서야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수로 뛸 수 있었다. 당시 이바네즈는 미국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빅리그 데뷔 후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충분한 출전기회가 부여되면 내가 가진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바네즈는 그 해 타율 0.294 24홈런 103타점을 기록해 자신의 말을 성적으로 입증했다.

이후 이바네즈는 시애틀-필라델피아-뉴욕 양키스를 거쳐 2013년 시애틀로 돌아와 그 해 7월 시즌 20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올스타 휴식기 전에 20홈런을 달성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이다. 이바네즈는 또 그 해 9월 시즌 29호 홈런을 터트려 테드 윌리엄스(작고)와 함께 40세 이상 메이저리그 선수 중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가 됐다.

라울 이바네즈

 

이바네즈는 또 대타로 나와 다양한 기록도 달성했다. 특히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2012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이바네즈가 보여준 활약은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그는 3차전 9회말 알렉스 로드리게스(39)를 대신해 대타로 출전, 동점홈런을 터트렸고 연장 12회말에는 끝내기 홈런도 쏘아 올렸다. 이바네즈는 포스트시즌에 선발출전 하지 않은 선수가 한 경기 홈런 2개를 터트린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된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령 포스트시즌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이바네즈는 올 6월 성적부진을 이유로 방출됐지만 일주일 뒤인 6월 30일 캔자스시티와 계약해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올 해로 메이저리그 경력 19년째인 이바네즈는 15일 현재 빅리그 통산 2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2034안타 305홈런 1207타점 1054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바네즈는 또 메이저리그 선수 중 ‘가장 친절하고 유쾌한 선수 투표’에서 짐 토미(은퇴)에 이어 2위에 뽑힐 만큼 인성이 뛰어난 선수로 유명하다.

기자는 최근 미국 현지에서 이바네즈를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이바네즈와의 일문일답.

-무려 19년 동안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수비결을 꼽자면?

“야구에 대한 열정은 물론 열심히 노력한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아울러 건강한 신체를 부여 받는 등 신의 축복도 메이저리그에서 19년 동안이나 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때를 꼽는다면?

“(웃으며) 너무 많아 하나를 콕 집어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이다. 빅리그에 처음 콜업되었을 때도 기뻤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나 뉴욕 양키스 시절에 출전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도 매우 기쁘고 행복했다.”

-빅리그에서 다양한 투수를 상대했다. 가장 까다로운 투수는?

“빅리그에서 상대하기 쉬운 투수가 어디 있겠나. 다 어렵다. 그래도 한 명을 꼽아야 한다면 마리아노 리베라(은퇴)다. 특히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며 빅리그 타자들에게 무력감을 안겨줬을 만큼 대단한 투수였다. 로이 할러데이(필라델피아) 또한 리베라에 버금갈 정도로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하지만 원정경기 중에 맞는 휴식일에는 독서를 하거나 기타를 치면서 시간을 보낸다. 컴퓨터로 게임이나 다양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아들이 2명인 것으로 안다. 그들도 야구를 하나?

“그렇다. 작은 애는 어려서 아직 야구를 할 나이가 되지 않았지만 평소에 야구공이나 장난감 배트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할 만큼 야구에 관심이 많다. 큰 아들은 현재 야구를 하고 있다.”

라울 이바네즈

 

-그들도 장차 아버지 같은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어 하겠다.

“(웃으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정말로 야구를 좋아하고 그 것을 즐기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장차 나처럼 빅리거가 되는 등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겠는가.”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에 당신이 한국방송 카메라를 향해 ‘김치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기억하나?

“하하. 그랬다. 당신이 방금 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에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했었다. 이 외에 한국어로 나쁜 말도 할 줄 알지만 (웃으며) 그 말은 하지 않겠다. 하하.”

-필라델피아 시절 동료였던 박찬호와는 연락하며 지내나?

“박찬호를 못 본지 오래됐고 연락도 끊겼다. 혹시 당신이 그를 만나게 되면 내가 안부인사를 전한다고 꼭 말해달라. 박찬호는 좋은 사람이자 뛰어난 선수였다. 그래서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료 중 한 명이었다. 게다가 당시 박찬호가 클럽하우스에 갈비나 김치 등 한국음식을 자주 가져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이 외에 다른 한국음식도 정말 좋아한다. 찬호와 함께 한 시간이 그립고 보고 싶다.”

-당신이 캔자스시티에 합류한 뒤 팀 성적이 좋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전혀 없다.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팀 성적에 기여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현재 우리팀 성적이 좋은 만큼 2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하고 싶다. 그 것이 목표다.”

-당신도 별명이 있는가?

“(웃으며) 내가 특별하지 않아 그런지 특별한 별명은 없다. 친구들이나 동료들 모두 나를 그냥 내 이름으로만 부른다.”

-당신처럼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본인이 가진 재능을 믿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야구를 즐기면서 하라는 말과 열정을 가지라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열정이 있다면 의지가 생기고 그 의지는 결국 빅리그로 가는 길 앞에 놓이게 될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한국 팬들에게 하는 말이니 한국어로 하겠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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