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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 "하늘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인터뷰]

MLB 인터뷰

by Koa Sports 2022. 7. 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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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에서 초청 인스트럭터로 활동 중인 김경문 전 감독 | 사진=이상희 기자

 

[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기자]

 

"어린 루키리그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또 다른 경험도 하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에서 초청 인스트럭터(Guest instructor)로 활동 중인 김경문(64)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근황을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캠프 연습구장에서 만난 김 전 감독은 "그동안 야구 감독으로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의 이 시간은 그런 나에게 주는 휴식 같은 시간이자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산하 루키팀 등 총 17개 팀이 참가하는 애리조나 콤플렉스 리그(Arizona Complex League)는 루키리그의 또다른 명칭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주관으로 6월 초에 시즌을 시작해 8월 말에 끝난다. 팀당 55경기를 치른다. 추신수(40·SSG)와 최지만(31·탬파베이)도 이곳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의 한여름 기온은 섭씨 40~45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미국 내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유명하다. 기자가 김경문 전 감독을 만나러 간 지난 14일(한국시간)에도 저녁 7시가 넘었지만 기온이 섭씨 44도일 만큼 무더웠다. 게다가 피닉스 지역은 최근 우기(Monsoon season)에 접어들어 먼지를 동반한 바람도 많이 불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연습구장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더그아웃 환경도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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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감독은 "과거 한국 프로야구팀의 감독을 할 때 애리조나에 온 경험이 있다. 그때는 2월에 와서 3월에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곳의 여름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이곳 애리조나가 이렇게 더운지 미처 몰랐다"고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듯, 그는 선수 은퇴 후 1994년 삼성 코치부터 지난해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까지 무려 3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04년 두산 지휘봉을 잡으며 시작해 NC로 이어진 프로 감독 경력만 해도 15년이나 된다.

김 전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일궈내 '올림픽 금메달' 감독으로 통한다. 오랜 지도자 경력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맡는 팀마다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던 지도력 덕분에 국내에서 몇 안되는 '명장' 평가를 받는다.

마이너리그에서 어린 선수들과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의 경력을 인정해줘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다저스 구단과 곁에서 도와준 지인들에게 고맙다"며 "야구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지도하는 방법도, 경기를 풀어가는 운영 방식도 바뀐다. 때문에 야구에는 정답이 없고, 배우는 데 있어 나이와 환경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답했다.

김경문 전 감독이 피오리아 연습구장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사진=이상희 기자

 

김 전 감독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어린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며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휴일은 단 하루, 일요일뿐이다. 그에게 쉬는 날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고 묻자 "한국 식료품점에 가서 장도 보고, 김치도 사서 김치찌개 같은 한국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고 지인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KBO리그 두산과 NC 때처럼 다저스 루키팀에서도 등번호 74번을 달고 있는 그는 "여기에 있는 동안 내가 타의 모범이 되고 흠 잡히는 언행을 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다저스 구단과 한국 야구인들의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될 텐데 내가 잘해야 내 뒤에 오는 다른 한국 야구인이 인정을 받거나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앞선 이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현장으로 복귀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김 전 감독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라며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혹시 하늘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모를까, 내 스스로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그는 "다저스 마이너리그는 더블A와 트리플 A팀이 강하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다저스 구단에 말해 이곳 루키리그 시즌이 끝나면 더블A과 트리플A 팀을 차례로 방문해 그들의 훈련 방식이나 경기 등을 직관한 후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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