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유망주 최병용(왼쪽)과 캔자스시티 유망주 엄형찬 | 사진=코아스포츠 DB)
올 시즌 마이너리그 최하위 레벨인 루키리그에서 출발한 뒤 한 단계 위인 싱글 A로 승격한 한국인 야수 유망주 엄형찬(20. 캔자스시티)과 최병용(22. 샌디에이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먼저 싱글 A 승격의 기쁨을 맛 본 포수 엄형찬은 31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타율 0.251, 8홈런 34타점 4도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764이다. 표면적인 성적은 나빠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성적을 루키와 싱글 A로 분류해 보면 느낌이 다르다.
엄형찬은 올해 루키리그에서 총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4홈런 16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OPS도 0.900로 좋았다. 하지만 한 단계 위인 싱글 A로 승격한 뒤에는 총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9, 4홈런 18타점으로 좋지 않다. 이 기간 동안 OPS도 겨우 0.669에 그치고 있다.
유격수 최병용의 경우도 엄형찬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도 31일 현재 올 시즌 총 74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50, 5홈런 27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OPS도 0.789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루키와 싱글 A의 성적을 나눠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병용은 올해 루키리그에서 55경기에 나와 타율 0.262, 4홈런 18타점 12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OPS도 0.829로 좋았다. 하지만 싱글 A로 승격한 뒤 출전한 19경기에선 타율 0.222, 1홈런 9타점에 그치고 있다. 도루는 단 1개도 하지 못했고, 이 기간 OPS도 0.688로 부진하다.
마이너리그에는 최하위 루키리그를 필두로 싱글 A-싱글 A 하이-더블 A 그리고 트리플 A까지 총 5개의 단계가 있다. 엄형찬과 최병용 모두 이제 겨우 최하위 레벨을 벗어났을 뿐인데 성적이 말해주듯 고전하고 있다.
이들처럼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배 추신수(40. SSG)와 최지만(33)의 과거 싱글 A 성적을 살펴보면 엄형찬과 최병용의 미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 2002년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 시절 총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6홈런 48타점 34도루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의 나이 20세 였다. OPS도 0.857로 좋았다.
최지만도 시애틀 소속으로 뛰었던 2012년 싱글 A 시절에 총 66경기를 뛰어 타율 0.298, 8홈런 43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OPS 또한 0.883으로 좋았다. 당시 그의 나이 21세였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한 뒤 현재 한국프로야구 롯데에서 뛰고 있는 이학주(34)도 과거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타율 0.283, 1홈런 40타점 32도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OPS도 0.704로 나쁘지 않았다.
엄형찬과 최병용이 싱글 A에서 지금처럼 부진한 모습으로 시즌을 끝낸다면 내년에도 같은 리그에서 뛸 확률이 높다. 그리고 또 다시 부진하면 나이 많은 선수부터 정리대상이 된다. 마이너리그 선수층이 줄어든 최근 3-4년 사이에 보여지는 새로운 트렌드는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이 아닌 이상 과거와 달리 기회를 오래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엄형찬과 최병용 모두 내년에는 마이너리그 3년차가 된다. 엄형찬보다 나이가 많은 최병용이 더 불리하다. 늦어도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 그래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네이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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