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특별보좌역이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이상희 기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기자]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전 LA 다저스 포수 A. J. 엘리스(42)가 등장했다. 엘리스는 2019년부터 샌디에이고 구단 야구운영부문 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다.
엘리스는 류현진(36·토론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 다저스의 안방 마님이었고, 2016년 가을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엘리스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류현진의 공을 처음 받았던 2013년 스프링캠프에서의 추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당시 류현진이 처음 불펜 투구를 할 때 마운드 주변에는 한·미 양국의 수많은 언론과 구단 관계자들이 있었지만 류현진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돌이켜보면 내 선수 생활 중 수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봤지만 류현진이 최고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제구력도 좋았지만 다양한 변화구는 물론, 투구 스피드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뺏었다. 빼어난 체력조건은 물론 머리도 정말 좋은 투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현역으로 살아남아 던질 수 있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미국 미저리주 출신의 엘리스는 200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8라운드에서 다저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그 후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단 한 번도 유망주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견디고 포기하지 않았던 엘리스는 2012년 다저스의 안방을 차지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18년 샌디에이고를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은 엘리스는 메이저리그 11시즌 통산 6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9, 44홈런 229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2014년 다저스 스프링캠프 경기에 출전한 엘리스. 그의 뒤로 류현진의 모습(99번)이 보인다 | 사진=이상희 기자
올해도 샌디에이고에서 같은 역할을 맡냐고 묻자 엘리스는 "그렇다. 올해도 예년과 같다. 때론 프론트 오피스에서 때론 필드에서 선수들과 대화하며 그들을 돕는 등 다방면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시즌을 끝내고 유니폼을 벗었다. 올해로 은퇴한지 벌써 5년째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며 "다저스 시절 초등학교에 다니 던 아이들이 벌써 고등학생이 됐다. 자기 주관이 강해지는 나이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고 있으면 너무 기쁘고 좋다. 축복 그 자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엘리스는 2013년 태어난 막내를 포함해 슬하에 3명의 자녀가 있다.
많은 야구 팬들은 엘리스가 자신의 선수 생활 대부분을 보냈던 다저스가 아닌 샌디에이고를 은퇴 후 행선지로 선택한 것에 의아해한다. 그는 이에 대해 "선수생활의 마지막 해를 샌디에이고에서 보냈다. 직접 경험해 보니 외부에서 볼 때와 달리 이 팀이 추구하는 목표나 가치관 등이 나의 생각과 많이 일치했다. 또한 내가 은퇴했을 때 샌디에이고가 가장 먼저, 그리고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며 "게다가 샌디에이고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직원들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과의 유대관계나 편안함 등도 은퇴 후 진로를 모색할 때 샌디에이고로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도자로 필드에 복귀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엘리스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매년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다시 필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또한 계속 커지고 있는 걸 느낀다"며 "아이들이 조금 더 성장해 부모의 도움이 지금보다 덜 필요하게 된다면 지도자로 필드에 복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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