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오승환(오른쪽)과 포수 몰리나 | AFPBBNews=뉴스1
[세인트피터스버그(미국 플로리다주)=이상희 기자]
"오승환(40·삼성)은 잘 지내나요? 보고 싶네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세인트루이스(STL) 포수 야디어 몰리나(40)가 옛 동료 오승환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몰리나는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나 "시간이 흘렀지만 오승환은 좋은 투수이며, 좋은 사람으로 기억한다. 혹 그를 만날 일이 있으면 내가 안부를 전한다는 말을 꼭 건네달라"고 말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201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두 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몰리나와 호흡을 맞췄다. 이 기간 오승환은 138경기에서 139이닝을 던져 7승 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후 2018년 토론토를 거쳐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됐고, 그곳에서 2019년까지 뛴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앞서 일본에서도 두 시즌(2014~2015년)을 뛰며 올스타에 선정되고 2년 연속 세이브 타이틀도 차지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섰지만 오승환은 9일 현재 KBO리그에서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15세이브(리그 공동 1위)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디어 몰리나 | 사진=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19년차 베테랑 포수인 몰리나는 설명이 필요 없는 리그 최고의 포수로 통한다. 탬파베이와 원정 경기였음에도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들은 그의 별명 "야디(Yadi)"를 연호하며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푸에토리코 출신으로 200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몰리나는 월드시리즈 2회 우승, 올스타 10회 선정, 골드글러브(9회), 플래티늄 골드글러브(4회), 실버슬러거(1회) 수상 등 메이저리그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대부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몰리나는 또 3형제 모두 메이저리그 포수로 뛴 흔치 않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3형제가 선수로 뛴 경우는 총 10차례 있는데 이 중 몰리나 형제는 유일하게 셋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야디어 몰리나 | 사진=이상희 기자
나이 때문에 이제 매일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몰리나는 아직도 클럽하우스 내에서 어린 선수들을 리드하며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다. 이날 기자가 세인트루이스 클럽하우스를 취재할 때도 다수의 어린 선수들이 몰리나에게 찾아와 타격과 수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몰리나는 지난 9일 탬파베이전에서는 3-11로 패색이 짙은 8회말 투수로 깜짝 등판해 1이닝을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빅리그 통산 2182경기에 출장, 타율 0.279, 2140안타 173홈런 1008타점을 기록 중인 몰리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은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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