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켈리. /AFPBBNews=뉴스1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의 에이스로 성장한 전 SK(현 SSG) 투수 메릴 켈리(35)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켈리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가진 기자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들에게 제가 보고 싶어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팬 여러분들 모두 다 잘 지내셨으면 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켈리는 지난 6일 워싱턴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7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1실점하면서 삼진은 무려 10개나 솎아내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7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 중이다. 팀내에서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잭 갤런(5승 1패, 2.36)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워싱턴전 등판에 대해 켈리는 "올 시즌 초에는 좋지 않았지만 최근 등판한 두 경기는 이닝도 많이 던지고 투구 내용도 좋아 매우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올 시즌 그가 7이닝을 소화한 건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지난 3월 WBC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켈리. /AFPBBNews=뉴스1
켈리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미국 대표로 참가해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WBC가 정규시즌 준비에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그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무래도 WBC에 참가하기 위해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리다 보니 예년에 비해 정규시즌 준비에 필요한 투구수나 이닝 소화 등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3년 뒤 열리는 WBC에 또 출전할 것아냐고 묻자 켈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 국가를 대표하는 일은 언제나 가슴 설레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3년 뒤에도 내가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불러만 준다면 바로 달려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애리조나주에서 성장한 켈리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251번)에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3년 만인 2013년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 A까지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대돼 개막전 로스터를 향한 경쟁을 펼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해 트리플 A에서 뛴 켈리는 시즌 9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메이저리그 콜업은 없었다. 시즌이 끝난 뒤 당연하다고 여겼던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던 때에 한국에서 러브콜이 왔고, SK와 계약하며 한국 무대를 밟았다. 그의 나이 26세였다.
한국행은 그의 야구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KBO리그에서 4시즌(2015-2018년) 동안 롱런한 그는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을 기록했고,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한국에서 거둔 성공은 2018년 12월 그가 현 소속팀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으며 고국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019년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켈리는 지난해 애리조나와 2년 총액 1800만 달러(약 229억 3200만원)의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04경기 등판에 39승 38패 평균자책점 3.88. 메이저리그 무대는커녕 40인 로스터에도 들지 못한 채 한국으로 떠나야만 했던 무명 투수가 8년 만에 이뤄낸 인생역전 드라마인 셈이다.
때문에 켈리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고, 아직도 한국을 그리워한다. 시차 때문에 KBO리그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순 없지만 이따금 결과는 찾아보며 한국의 팬들이나 전 동료들과도 SNS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켈리는 "SSG 동료들에게도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올 시즌도 잘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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