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맷 카펜터가 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 1회 첫 타석에서 친정팀 팬들의 기립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애리조나=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베테랑 맷 카펜터(37·뉴욕 양키스)가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을 찾아 울컥했다.
카펜터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 해 다섯 살 된 아들이 내가 세인트루이스가 아닌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미국 ESPN이 SNS를 통해 전했다. 그는 이어 "세인트루이스를 떠난 뒤 처음 방문하게 된 부시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앞두고 가족과 전화를 하며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출신인 카펜터는 2009 신인드래프트 13라운드(전체 399순위)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2011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한 그는 이후 매년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장타력을 겸비한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쏘아 올리고 올스타에도 세 번 선정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실버슬러거상도 한 차례 수상했다. 이때만 해도 카펜터는 세인트루이스의 붉은색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원클럽맨으로 남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카펜터가 세인트루이스 시절인 2019년 8월 신시내티전에서 9회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 카펜터는 타율이 0.186으로 곤두박질쳤다. 홈런도 4개밖에 치지 못했다. 이어 다음 시즌인 2021년에도 타율 0.169, 3홈런 21타점에 그쳤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도 0.580으로 부진했다.
시즌이 끝난 뒤 세인트루이스는 2022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카펜터와 결별했다. 13년간 몸담았던 카디널스를 떠난 카펜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으나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타율 0.275, 6홈런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지난 5월 말 상호 합의 하에 텍사스와 결별한 카펜터에게 양키스가 손을 내밀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33), 애런 힉스(33) 등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자 일발장타력이 있는 카펜터를 임시방편으로 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그의 가치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카펜터는 6일 현재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올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0.325, 15홈런 36타점을 올리고 있다. OPS는 무려 1.209를 기록 중이다. 어느 팀 주전 선수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다. 올해 양키스에서 받는 그의 연봉은 200만 달러(약 26억원)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카펜터는 첫 타석에서 친정팀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환영을 받았다. 그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는 양키스가 3-4로 졌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카펜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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