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정후가 키움 애리조나 캠프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고 있다 | 사진=OSEN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2016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팀 스프링캠프 시설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에 제공했다. 이는 당시 니혼햄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쇼헤이 오타니(29·LA 에인절스)를 근거리에서 관찰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는 오타니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은 물론 그와 원만한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 니혼햄에 무상으로 시설을 내주는 등 지극한 정성을 쏟았다. 샌디에이고는 또 과거 메이저리그 투수였던 일본인 노모 히데오를 구단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미래를 대비한 '빅 픽처(큰 그림)'였던 셈이다. 하지만 오타니는 결국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했고, 지금은 빅리그 최고의 스타로 성장했다.
2016년 니혼햄 소속의 오타니가 미국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이상희 기자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KBO리그 스타 이정후(25·키움)도 오타니와 비슷한 대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4일(한국시간) 피오리아에서 가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 샌디에이고가 오타니를 위해 정성을 쏟았던 것처럼 애리조나 구단도 이정후를 관찰하고 그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지난 2월 그의 소속팀 키움에 실비로 애리조나의 스프링캠프 시설을 임대해 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샌디에이고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노력이 곧 입단으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지만 애리조나는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비해 이정후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걸로 들었다"며 "이는 향후 그의 영입 경쟁에서 분명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그는 지난 연말 소속팀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고, 키움 또한 이를 수용하면서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키움 이정후가 애리조나 캠프에서 자신이 구단에 기증한 스피커를 들고 있다. /사진=OSEN
스타뉴스가 지난 2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 차려진 키움 캠프를 방문했을 때도 4명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정후를 따라다니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하고 있었다. 키움 홍보팀 관계자는 "날마다 다른 얼굴의 스카우트들이 오는데 하루 평균 4~5명은 꾸준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후도 당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다진 후부터 영어 공부도 시작했고, 음식도 현지의 식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준비된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단계를 잘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단하고 싶은 팀이 있냐는 질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오퍼가 온다면 에이전트와 함께 상의해 보겠지만 지금 현재는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는 팀은 없다"며 "혹시 포스팅 시스템에서 오퍼를 받지 못한다 해도 낙심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해 꿈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변이 없는 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과연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지는 그의 선택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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