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 | 사진=다저스 구단 홍보팀 제공)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와 43년 만에 재격돌한 '2024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0회말에 터진 1루수 프레디 프리먼(35)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다저스는 26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으로 이어진 이날 경기는 양키스가 10회초에 1점을 뽑아 3:2로 달아났다.
패색이 짙었던 10회말. 다저스는 1사후 개빈 럭스(27)의 볼넷, 토미 에드먼(29)의 안타 그리고 무키 베츠가 상대팀 바뀐투수 네스토르 코르테스(30)에게 얻어낸 고의사구로 원아웃 주자 만루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때 타석에 들어선 다저스 1루수 프리먼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코르테스가 던진 초구를 받아쳐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애틀랜타 구단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치퍼 존스(52)가 엄동설한에 갇혔던 프리먼을 구해주지 않았다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아직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애틀랜타 시절의 치퍼 존스 | 사진=코아스포츠 DB)
(애틀랜타 시절의 프레디 프리먼 | 사진=코아스포츠 DB)
프리먼은 지난해 다저스 팀동료 베츠가 운영하는 팟케스트에 출연해 애틀랜타 시절이었던 2014년 1월말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들려줬다.
당시 프리먼은 애틀랜타 홈구장 터너 필드에서 차로 약 5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북쪽지역에 살았다. 존스도 프리먼과 지척에 거주하며 둘은 이웃사촌으로 지냈다. 하루는 구단행사가 있어 프리먼은 터너 필드로 출근했다. 그날은 오전부터 TV뉴스 등을 통해 애틀랜타 지역에 눈이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애틀랜타는 매년 눈이 오는 지역이라 프리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하지만 구단 행사를 끝낸 뒤 늦은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빗물처럼 쏟아진 눈은 이미 거리에 빙판이 되어 차량들의 움직임은 거북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고 프리먼은 베츠의 팟케스트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프리먼은 이어 "평상시 같으면 5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 무려 9시간이나 갇혀 있었다"며 "때문에 차 안에서 빈병에다 소변을 봐야했다.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9시간 중노동 끝에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왔지만 프리먼 앞에는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흐름이 끊긴 도로상태가 얼음판처럼 변해서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그 때 프리먼에게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그의 귀가가 늦어지자 이웃주민이었던 존스가 문자를 통해 "어디에 있냐?"고 물어 본 것.
인근 쇼핑센터에 차를 세운 프리먼은 존스에게 "몇 번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곳의 위치도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문자와 함께 쇼핑센터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그런데 문자를 보내자 마자 그만 프리먼의 전화기 배터리가 방전되며 꺼져 버렸다.
당시 애틀랜타의 기온은 영하 10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차량 안에서 히터를 틀고 버틸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었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전화기는 배터리가 방전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엄동설한에 갇힌 프리먼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고 말았다.
그렇게 안절부절하고 있은지 45분 정도가 흘렀을 때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이 프리먼 앞에 펼쳐졌다. 존스가 두터운 방한복을 입고, ATV로 불리는 산악용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것.
(ATV로 프리먼을 구조한 존스 | 사진=치퍼 존스 인스타그램)
프리먼은 "당시 존스가 내 앞에 나타나 '어서 가자. 이제 집으로 가는거야'라고 말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당시 애틀랜타는 폭설과 빙판길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고 아쉬워 하며 "하지만 그로 인해 그해 존스가 ATV 뒤에 나를 태운 모습의 버블헤드가 나오게 됐다"며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를 유쾌하게 되돌아 봤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온 프리먼은 10년 뒤, 월드시리즈 최초의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빅리그 역사에 또 한번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를 구해줬던 존스도 분명 흐믓한 모습으로 프리먼의 그랜드슬램을 감상했을 것이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네이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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