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 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기자]
류현진(36. 토론토)의 절친(절친한 친구)으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유명한 저스틴 터너(39. 보스턴)가 어느새 한국나이로 불혹이 됐다. 하지만 그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를 떠나 보스턴으로 이적한 터너는 1일 현재 타율 0.263(194타수 51안타), 6홈런 21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다저스 시절의 활약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직도 크게 녹슬지 않은 실력이다.
터너는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만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빅리그에서 15시즌이나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기회”를 꼽았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지 못하고 방출 또는 부상으로 사라진다. 나 같은 경우는 그래도 과거 다저스로 이적한 뒤 기회가 주어줬고, 다행히 그 기회 때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터너는 이어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온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들 나처럼 성적을 내고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정된 시간 내에 성적을 내야 하는 경쟁 현실이 때론, 숨겨진 진주를 발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터너가 다저스에 처음 합류했던 2014년도 그랬다. 당시 다저스에는 헨리 라미레즈(40. 은퇴)와 후안 유리베(44. 은퇴)라는 두 베테랑 내야수가 버티고 있었다. 때문에 터너는 그들 뒤에서 간간이 백업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한정된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한 터너는 이후 다저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됐다.
2014년 총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7홈런 43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한 그는 2015년부터 다저스 내야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 총 9시즌을 뛴 그는 통산 10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 156홈런 574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66으로 뛰어나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터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9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지명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는 프로대신 대학을 선택했고, 1년 뒤인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전체 204번)에서 신시내티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이후 볼티모어로 트레이드 된 그는 2009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볼티모어에서 두 시즌을 뛴 터너는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고, 2010년 5월 성적부진을 이유로 방출됐지만 다행히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메츠로 이적한 터너는 2011년 자신의 빅리그 커리어하이인 시즌 총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 4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터너가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자 뉴욕 메츠는 2013 시즌이 끝난 뒤 그를 방출했다.
두 번이나 방출의 아픔을 경험한 터너는 2014년 2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이 때만해도 터너의 앞날은 어두웠다. 하지만 그는 절망을 실력으로 거둬내며 그해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9년 동안이나 다저스 라인업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터너에게 ‘신데렐라 스토리’와 ‘터너타임(Turner time)’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배경이다.
터너는 “옛 동료이자 좋은 친구인 류현진 때문에 한국 팬들이 많이 생겼다”며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는 한국 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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