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시절의 고우석 | 사진=코아스포츠 DB)
지난 5월이었다. 샌디에이고 소속이었던 고우석은 트레이드를 통해 현 소속팀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미국 뉴욕포스트 칼럼리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존 헤이먼은 고우석의 트레이드 때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짧은 글을 남겼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된 고우석에 대해서는 두 명의 스카우트가 형편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스카우트들이 고우석에 대해 솔티어 랭귀지(Saltier language)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솔티어 랭귀지는 우리 말로 '욕이 포함된 거친 표현과 장담'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홍길동이 승리하면 내가 XX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당시만 해도 헤이먼이 전한 두 스카우트의 평가는 고우석에 대한 혹평을 넘어 막말을 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의 막말은 유감스럽게도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된 고우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DFA(방출대기) 절차를 거쳐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은 순수한 마이너리거 신분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고우석은 빅리그 40인 명단에서 제외된지 얼마 안 있어 이번에는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에서 한 단계 아래인 더블 A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하지만 이것도 끝이 아니었다. 트리플에서 평균자책점 4.29를 찎던 고우석은 수준이 더 낮은 더블 A에선 오히려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하며 망가졌다. 추락하는 것은 끝이 안 보이는 듯 했다. 주위에서 아무리 막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는 매년 9월초가 되면 기존 26인 로스터에서 28인으로 확장된다. 하지만 고우석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10일(한국시간) 현재 팀마다 대략 20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2주 후면 6개월간 달려온 대장정이 막을 내리게 된다. 지금 시점에서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콜업하는 일은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고우석. 그의 현주소는 더블 A에서 조차 안 통하는 투수가 됐다. 그에게 악평을 쏟아냈던 스카우트는 지금쯤 "내가 뭐랬어? 내 말이 맞지!"라는 말을 하고 있을 듯 싶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네이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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