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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 투수 벌렌더, 보스턴 감독에 ‘꺼져’라고 욕설…한국선 상상도 못할 일

MLB 이모저모

by Koa Sports 2023. 10. 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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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선발투수 벌랜더. /AFPBBNews=뉴스1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투수 저스틴 벌렌더(40. 휴스턴)가 경기중 알렉스 코라(48) 보스턴 감독의 면상에 대놓고 꺼져라고 욕설을 했지만 팬들은 오히려 이런 벌렌더를 이해하며 지지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23(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일어났다. 이날 보스턴과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벌렌더는 2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보스턴 외야수 아담 듀발(35)을 맞이했다.   

 

초구를 94마일 바깥쪽 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벌렌더는 두 번째 공을 던지기 위해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던 중 갑자기 마운드에서 타임을 부르고 내려와 심판에게 다가갔다. 이유는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신의 피치컴(PitchCom)에 문제가 있어 포수가 보내는 사인을 수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심판은 벌렌더가 요청한 타임을 인정했고, 벌렌더는 홈팀 배트보이를 통해 새로운 피치컴을 교환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쳤다. 그러자 코라 감독이 갑자기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에게 다가갔다. 벌렌더가 괜히 피치컴 핑계를 되며 경기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코라 감독은 벌렌더를 향해 고개를 다섯 번이나 흔들며 포수 사인을 거절했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을 통해 방송을 탔다. 피치컴은 문제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벌렌더는 코라 감독을 쳐다보며 나는 그런 적이 없다. 꺼져 알렉스(Fuck off, Alex)”라고 말하고는 마운드 쪽으로 걸어갔다.

 

 

벌렌더가 경기 중 보스턴 코라 감독에게 '꺼져'라고 말하는 장면의 동영상 | Credit=SportsNet

 

경기 중 투수가 그것도 상대팀 감독을 향해 욕설을 하는 장면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대다수 팬들은 이런 벌렌더를 이해하며 지지했다. 이유는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피치컴 제도가 과거 코라 감독이 일으킨 사인 훔치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2017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은 휴스턴이 차지했다. 코라 감독은 당시 휴스턴의 벤치 코치였다. 하지만 당시 코라 감독의 주도 하에 휴스턴은 조직적으로 상대팀의 사인 훔치기를 자행했고, 이를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게 훗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2018년 보스턴 감독으로 부임한 코라는 사인 훔치기사건으로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며 감독직에서 물러났으나, 정지가 해제된 2021년 다시 지휘봉을 잡으며 보스턴 감독으로 복귀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 메이저리그 팬들은 상대감독에게 경기 중 욕설을 한 벌렌더를 지지하며 그를 이해했다. 애당초 비열한 사인 훔치기를 하지 않았다면 피치컴이 도입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벌렌더가 경기 중 피치컴이 작동하지 않아서 타임을 부르는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팬들의 중론이다.

 

벌렌더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미국현지 언론 더 애틀레틱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어렸을 때였다면 코라 감독의 그런 항의가 크게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인 지금은 필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항상 내 투구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벌렌더는 이어 오늘 경기는 이미 끝났다. 코라 감독이 심판에게 말하는 것 포함 그는 그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내 투구만 걱정할 뿐이다. 때문에 코라 감독도 이런 상황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경기가 끝난 뒤 보스턴 글로브와 가진 코라 감독의 인터뷰 내용도 전했다.

 

코라 감독은 오늘처럼 피치컴이 작동하지 않는 다는 핑계로 경기를 지연시킨 경우를 과거에도 경험했었다고 말문을 연 뒤 하지만 피치컴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벌렌더는 왜 자꾸 고개를 흔들었을까. 나는 벌렌더에게 왜 고개를 수차례 흔들었냐고 물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래서 그럼 가서 계속 던지라고 했는데 벌렌더가 그런 막말을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라 감독은 이어 하지만 벌렌더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투수다.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오늘 일도 치열한 경기의 일부였을 뿐이다라며 사건을 더 이상 확대해석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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