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내야수 배지환 | 사진=이상희 기자
[미국 애리조나=이상희 기자]
배지환(23·피츠버그)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짐 트리드니치 피츠버그 구단 홍보팀장은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확장되는 9월에 배지환의 콜업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장담할 순 없지만 지난 달 발생한 배지환의 부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팀당 로스터는 26명이다. 하지만 로스터가 확장되는 9월부터 28명으로 늘어난다. 더블헤더가 있는 날은 최대 29명까지 쓸 수 있다.
올 시즌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인디애나폴리스)에서 출발한 배지환은 17일 현재 8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7, 8홈런 41타점 20도루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중앙 내야수로 수비 부담이 컸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8할(0.814)을 넘길 만큼 잘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경기 중 복사근 통증을 호소한 그는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체인 레이터 인디애나폴리스 홍보팀장은 17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배지환의 부상 상태가 좋아지고 있지만 언제쯤 라인업에 복귀할 수 있을지 정확한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부상뿐 아니라 신분 문제 또한 올 시즌 배지환의 메이저리그 콜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인 동료 박효준(26)도 같은 트리플 A팀에 있으나 배지환과 달리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다. 이는 뛰는 곳은 마이너리그이지만 신분은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뜻이다. 반면 배지환은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들지 못한, 뛰는 곳이나 서류상 신분 모두 오롯이 마이너리그 선수라는 뜻이다.
배지환 | 사진=이상희 기자
때문에 피츠버그 구단은 박효준의 경우 필요하면 언제든지 메이저리그로 콜업을 하면 되지만 마이너리그 신분인 배지환을 승격하려면 40인 명단에 있는 선수 한 명을 우선 방출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어 시즌 끝까지 순위 다툼을 치열하게 하는 팀이 아니라면 굳이 40인 명단에 있는 선수를 한 명 버려가면서까지 배지환을 콜업할 필요성이 없다는 미국 현지의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로 가을야구에서 멀어져 있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올 시즌이 끝나면 배지환이 룰 파이브 드래프트(Rule 5 draft)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이 드래프트는 마이너리그 경력 4년 이상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년 12월에 열린다. 특정팀이 유망주를 과다하게 보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최지만(31·탬파베이)도 2015년 12월 룰 파이브 드래프트를 통해 LA 에인절스로 이적했고, 이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배지환의 성적이라면 피츠버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그를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포함시킬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룰 파이브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크다. 피츠버그에 남거나 떠나더라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배지환은 내년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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