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1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 | 사진=콜로라도 구단 홍보팀 제공)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1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32)가 지역 뉴스 앵커로부터 "은행 강도"라는 혹평을 받았다.
스코티 갠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지역 NBC뉴스 스포츠 앵커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은행강도 중 한 명이다"라는 글과 함께 관련영상을 게시했다.
갠지는 영상에서 "브라이언트가 또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최소 1~2주는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며 "브라이언트가 콜로라도 입단 후 지난 2시즌 반 동안 그는 총 239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는 무려 2/3에 해당하는 경기수이다. 그럼에도 브라이언트는 보장된 계약 덕분에 이 기간 동안 무려 2500만 달러(약 345억 2500만원)를 받아갔다"고 꼬집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출신인 브라이언트는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번으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은 무려 670만 달러(약 92억 5270만원). 브라이언트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브라이언트는 1라운드 전체 2번 출신답게 프로진출 후 단 2년 만인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첫 해 그는 타율 0.275, 26홈런 99타점 13도루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58로 뛰어났다. 빅리그 데뷔 첫 해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후 브라이언트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을 제외하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시즌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시즌 총 1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39홈런 102타점 121득점의 빼어난 활약을 펼쳐 그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올스타는 덤이었다. 시카고 컵스는 이때 브라이언트의 활약에 힘입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브라이언트는 2020년 타율 0.206, 4홈런 1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자 컵스는 다음해인 2021년 그를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하며 손절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그해 총 144경기에 나와 타율 0.265, 25홈런 73타점 OPS 0.835의 성적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카고 컵스 시절의 브라이언트 | 사진=코아스포츠 DB)
이 건재함으로 인해 브라이언트는 2022 시즌을 앞두고 현 소속팀 콜로라도와 7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약 2513억 4200만원)의 대형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 계약은 브라이언트에겐 달콤한 딜(Deal)이었지만 콜로라도에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됐다.
2022시즌 잦은 부상 탓에 단 42경기 출전에 그친 브라이언트는 지난해에도 부상 탓에 80경기 출전이 다였을 만큼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올해도 9일 현재 총 24경기 출전에 그친 뒤 또 다시 좌측 갈비부위 타박상을 입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콜로라도 입단 후 지난 2시즌 반동안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 건 고작 146경기 출전이 다였다. 이 기간 동안 성적도 타율 0.247, 17홈런 55타점에 그치고 있다. OPS도 0.715로 부진하다. 하지만 그는 이 기간 동안 갠지 앵커의 지적처럼 무려 2500만 달러(약 345억 2500만원)를 수령해 갔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브라이언트와 콜로라도가 맺은 계약은 아직 반도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4년 반이나 더 남았다. 일부 콜로라도 팬들은 "브라이언트의 몸은 이제 더 이상 고장날 곳이 없다는"는 조롱 섞인 푸념을 할 만큼 그에 대한 기대를 접는 분위기이다.
콜로라도는 앞으로 4년 반 동안이나 브라이언트와 맺은 계약을 부담해야 한다. 부상 때문에 잘 뛰지도 못하는 선수에게 향후 1억 5700만 달러(약 2168억 1700만원)를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수 입장에선 고맙지만 구단에겐 '악몽' 수준이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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