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아스포츠는 [MLB 추억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거나 은퇴한 선수들과 했던 과거의 인터뷰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옛 추억 등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과거에 진행했던 인터뷰입니다)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최고 명문 구단으로 통한다. 역사와 전통은 물론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27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 대다수는 양키스의 상징인 ‘핀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을 선호한다.
과거 양키스에서 뛰었던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은퇴)와 지난 7월 양키스에 입단한 야탑고 유격수 <st1:p박효준도 “양키스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한바 있다. 그리고 이는 미국선수들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양키스의 차세대 1루수로 주목 받고 있는 유망주 그렉 버드(22)는 최근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 것은 영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사견이지만 양키스의 일원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바랄게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콜로라도주 출신인 버드는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179번)에서 양키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고교시절 포수로 뛰며 타율 0.553, 12홈런 38타점을 기록하는 등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버드는 프로에 입단한 뒤 1루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2012년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에서 뛴 버드는 그 해 타율 0.337, 2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싱글 A로 승격한 버드는 타율 0.288, 20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파워가 돋보인 것은 물론 출루율(0.428)과 장타율(0.511)도 좋았다. 특히 버드는 지난해 볼넷 107개를 얻어내 이 부문 마이너리그 전체 1위에 올랐을 만큼 선구안도 좋았다.
올해 더블 A에서 뛴 버드는 타율 0.271, 14홈런 43타점을 기록했고, 정규시즌이 끝난 지금은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들만 참가할 수 있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서 뛰고 있다. 버드는 12일(한국시간) 현재 AFL에서 타율 0.315, 6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홈런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5일 막을 내리는 AFL의 홈런부문 타이틀은 버드의 몫이 될 전망이다.
버드는 또 이달 초에 열린 AFL 올스타전에서 비거리 450피트(약 137.2미터)의 대형 투런홈런을 터트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AFL 역대 최대 비거리 홈런이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우투좌타인 버드는 손목 힘과 파워가 뛰어나 장차 양키스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캐시먼(47) 양키스 단장도 뉴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드는 입단 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성장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양키스의 거포 유망주 버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만나서 반갑다.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만큼 좋다. AFL에서 뛰며 새로운 동료들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매일 야구를 즐기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늦었지만 AFL 올스타전에서 역대 최대비거리 홈런을 치고 MVP로 선정된 걸 축하한다.
“고맙다. 하지만 홈런을 친 것과 MVP로 선정된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즐기는데 중점을 뒀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뿐이다. AFL에는 기량이 뛰어난 동료들이 많아 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런 점이 더 중요하고 의미도 크다.”
-양키스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1루수로 전향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구단 측에서 그것이 나와 구단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분석을 했고 나 또한 그것에 대한 반감이 없어서 포지션 변경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1루수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아직도 1루 수비를 배우는 중이다.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울러 수비부담이 큰 포수보다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1루가 개인적으로 더 좋은 것 같아서 만족한다.”
-어렸을 때 본인의 롤모델은 누구였나?
“(웃으며) 한 두 명이 아니다. 우선 마크 맥과이어(은퇴)와 새미 소사(은퇴)가 있다. 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며 치열한 홈런레이스를 펼쳤다. 당시 타격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이 둘은 우상 같은 존재였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양키스에 입단한 후에는 데릭 지터(은퇴)를 롤모델로 삼았다. 필드에서 보여준 그의 실력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모범적인 생활자세도 닮고 싶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정말이지 한 순간만을 콕 집어 말하기 힘들만큼 행복했던 순간이 많았다. 나 같은 경우는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경기장에 나와 운동을 하는 시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내가 은퇴할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야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프로생활 4년째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나 같은 경우는 운동시간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프로에 입단한 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대강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 배우고 적응해야 할 게 많았기 때문이다. 비록 운동량은 많아졌지만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작년과 올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등 지난 2년간 성적이 좋았다.
“(웃으며) 그랬다. 특히 상위리그에선 뛴 올해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올해는 수비부문에서도 한층 더 성장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만약 버드가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도 야구를 떠나 살고 있진 않을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코치를 존경했다. 어린 선수들을 리드하며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감명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 같다.”
-버드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가지만 꼽는다면?
“야구와 치폴레(멕시코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다.”
-시즌 중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나?
“낚시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쉬는 날은 주로 낚시를 한다. 그리고 비디오게임도 좋아한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야구이다. 그래서 때론 쉬는 날도 아깝다는 생각에 속히 경기장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많다.”
-당신도 별명이 있을 것 같다.
“(웃으며) 많다. 동료들이 내 성(姓)에 단어를 조합해서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버드맨(Bird-Man), 버드보이(Bird-Boy), 버드도그(Bird-Dog) 등으로 말이다. 하하.”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동료들 중에는 양말을 신을 때 왼쪽 발부터 신는다든지 또는 특정회사의 속옷만 선호하는 등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미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징크스가 없다. 야구장에 나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운동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등의 루틴(행동양식)만 중요하게 생각할 뿐 징크스는 전혀 없다.”
-버드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나에게 야구란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야구를 통해 경기력은 물론 인생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야구를 통해 경기력은 물론 인생에 대해서도 배울 게 많을 것이다.”
-당신에게 양키스의 상징인 ‘핀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이 주는 의미는?
“(단호하게) 영광이다. 사견이지만 양키스의 일원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바랄게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희망컨대 자랑스러운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의 승리에 일조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당신처럼 AFL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다음해에 빅리그에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
“(웃으며) 내년에 어떤 리그에서 뛰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내년에도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즐기고 싶다. 그러다보면 좋은 성적이나 빅리그 데뷔처럼 좋은 결과도 따라오리라고 본다.”
-야구선수로서 본인의 장점을 꼽는다면?
“나 같은 경우는 프로선수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이나 정신자세가 남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쟁이 심한 프로세계에서 본인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자신을 관리해야 하는 것을 숙지하는 것은 야구실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는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 것인가?
“(웃으며) 꼭 그렇지는 않다. 지금은 SNS보다 야구가 우선이다. 그리고 야구에 집중하다 보면 SNS를 할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빅리그 데뷔가 머지 않았다. 향후 빅리그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메이저리그로 콜업되면 우선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울러 월드시리즈 우승도 꼭 해보고 싶다. TV 를 통해서만 보던 월드시리즈 무대에 직접 서보는 것은 물론 나 또한 TV 속에서 우승을 만끽하던 선수들의 기쁨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세상에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만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된다. 아울러 하고자 하는 의지와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인지하고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버드는 기자와 인터뷰 후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양키스의 차세대 1루수로 주목을 모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결국 2019년 시즌 단 10경기 출전 후 더 이상 빅리그 무대에 복귀하지 못했다. 2022년 친정팀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다시 한 번 더 메이저리그 복귀를 시도했지만 같은 해 7월 방출된 뒤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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