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외야수 잭슨 메릴 | 사진=코아스포츠 DB)
"지금 시점에서 성적에 대해 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성적은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김하성(29. 샌디에이고)의 팀 동료이자 올해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 외야수 잭슨 메릴(20)은 겸손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감도 넘쳤다.
메릴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만난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목표가 있냐'고 묻자 "홈런이나 타율 등 개인적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며 "경기에 나설 때 마다 수비가 됐든 공격이 됐든 어떤 방법으로든지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목표"라며 팀을 우선시 했다.
그에게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좋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지금 시점에서 성적에 대해 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성적은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메릴랜드주 출신인 메릴은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7번으로 현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은 180만 달러(약 24억원). 그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뛰었던 메릴은 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빅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깜짝 선발되는 행운(?)을 누렸다. 트리플 A를 건너뛰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흔치 않은 경우다. 물론 흔치 않지만 이런 경우는 종종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휴스턴 2루수 호세 알투베(34)도 그런 경우다. 알투베는 더블 A에서 뛰던 2011년 7월 당시 휴스턴 2루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잠시 메우기 위해 콜업됐다가 잘해서 계속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스다.
메릴에게 이런 이야기를 건네자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들과 조금 다른 방법으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지만 여기서 뛰는 선수들은 다들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실력이 없다면 여기서 버티지 못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메릴을 포함 3명의 잭슨 트리오가 시즌 초부터 관심을 받았다.
샌디에이고 외야수 잭슨 메릴을 필두로 밀워키 외야수 잭슨 츄리오(20) 그리고 잭슨 튜리오 중 가장 늦은 지난달 중순에 빅리그에 데뷔한 볼티모어 내야수 잭슨 할러데이(20)가 있다.
이 야수 3인방은 모두 약관(20세)이라는 공통점과 더불어 이름(잭슨)도 같다. 또한 올해가 셋 모두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라는 닮은꼴이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선정한 '2024 유망주 리스트' 1위 자리는 잭슨 트리오 중 가장 늦게 빅리그에 데뷔한 할러데이가 차지했다. 2위는 츄리오 그리고 메릴은 이들 중 가장 낮은 순위인 12위에 올랐다. 하지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 듯 이들의 성적 또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잭슨 트리오 중 가장 성적이 좋은 것은 메릴이다. 이들 중 유일하게 마이너리그 트리플 A를 건너 뛰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19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총 44경기에 나와 타율 0.294, 3홈런 17타점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0.741로 좋다.
츄리오는 19일 현재 올 시즌 총 40경기에 나와 타율 0.215, 5홈런 15타점으로 평범하다. OPS도 겨우 0.605에 머물고 있다.
잭슨 트리오 중 가장 늦게 데뷔한 할러데이는 빅리그 총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059, 1타점 OPS 0.170의 믿을 수 없이 저조한 성적을 남긴 체 지난 달 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이들의 몸 값이다.
202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번으로 볼티모어의 지명을 받았던 할러데이는 무려 819만 달러(약 111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메릴보다 약 5배가 많은 액수이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츄리오는 2021년 밀워키와 계약 당시 190만 달러(약 25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게다가 그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인 지난 겨울 소속팀 밀워키와 8년 8200만 달러(약 1065억원)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결국 물질적으로는 밀워키 츄리오가 '잭슨 트리오' 중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지만 성적면에서는 가장 적은 대우를 받는 메릴이 제일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메릴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74만 달러(약 10억원))만 받고 있다.
그럼에도 메릴은 "매일 건강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필드로 뛰어 나갔다.
[피닉스 미국 애리조나주 | 이상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 willbebac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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